오피니언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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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 불안 증상과 불안장애스트레스나 불안을 경험할 때, 그 감정이 종종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매우 흔한 현상이다. 이는 우리의 뇌와 몸이 상호 작용하며 발생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관찰될 수 있다. 불안이 몸으로 느껴질 때 불안에 동반되는 신체적 증상은 두근거림,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발한 현상, 두통, 오심과 구토, 피로감, 손발저림 등으로 다양하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개 불안 상태가 심해짐에 따라 더욱 강해지지만, 때로는 강한 불안감의 자각 없이 독립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신체적 증상들은 간혹 불안장애의 첫 징후로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전형적이지 않은 신체 증상이 이어져 의료기관을 찾게 되는 경우, 그 원인이 불안장애일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증상과 동반되는 정신적 불안 수준이 과도하거나, 신체적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 추가 평가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불안장애를 이미 겪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신체 증상이 불안의 악순환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신체적 증상이 과거의 불안장애 경험을 상기시키고, 이에 더 큰 불안감이 유발돼 불안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안장애의 신체적 증상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은 불안장애의 관리와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몸으로 느껴지는 증상이 불안의 신호임을 알아채고 불안장애와의 연관성을 인식하는 것은 불안장애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불안장애의 정의와 종류 불안장애는 일반적인 걱정이나 두려움을 넘어서는, 지속적이고 과도한 불안감을 경험하는 심리적 질환으로, 일상생활의 질 및 정서적 안정을 저해하는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비정상적이거나 과도한 수준의 걱정이나 두려움을 경험하는 상태로, 심한 경우 개인의 일상적인 기능에 지장을 주게 되는 수준까지 이를 수 있다. 불안장애는 불안의 지속, 불안의 원인을 피하려는 경향, 심리적 불안, 신체적 증상 등 다양한 양상으로 표현된다. 불안 증상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주요 범주, 생리적인 신체적 불안(somatic anxiety), 행동이나 사고로 나타나는 정신적 불안(psychic anxiety)으로 나눌 수 있다. 생리적인 신체적 불안은 고혈압, 두근거림, 발한 현상, 손발저림, 오심과 구토등과 같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반면 정신적 불안은 과도한 걱정, 불안감, 두려움, 심적 긴장감 등으로 표현되며, 때때로 이런 감정은 공황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안장애는 여러 세부 진단이 포함되며, 각 세부 진단에 따른 증상과 경험도 다르게 나타난다. 공황장애는 예기치 않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공황발작을 특징으로 하며, 공포, 두려움, 불안감을 동반하는 심한 신체적 증상이 동반된다. 범불안장애는 특정한 이유 없이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적이고 과도한 불안과 걱정을 경험하는 상태를 보인다.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는 사회적 상황과 대인관계에 대해 지나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광장공포증은 넓은 장소나 공공장소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말하며, 특정 공포증은 특정 물체나 상황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으로 나타난다. 각각의 불안장애 유형은 고유한 특징과 증상을 가지며, 그에 따라 개별적인 치료 전략이 요구된다. 불안장애의 진단 불안장애 범주에 속하는 공황장애나 범불안장애와 같은 질환은 전문적인 진료와 평가로 진단될 수 있다. 환자의 과거력과 현재 병력,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고, 신체적 불안과 정신적 불안 양상을 확인하며 이러한 증상들이 환자의 일상생활에 현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한다. 또한, 다양한 설문 척도나 심박변이도검사, 정량화 뇌파검사 등의 검사 평가를 불안장애 진단에 참고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불안장애인 공황장애와 범불안장애에 대해서 살펴보자.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공황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공황발작(panic attack) 유무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게 심한 공포나 불편함이 나타나 수 분 이내 최고조에 도달하며, 빈맥, 두근거림, 호흡곤란, 발한 현상, 극심한 불안, 죽을 것 같은 두려움, 정신을 잃을 것 같은 두려움등이 동반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와 같은 반복적이고 예상하지 못한 공황발작이 최소 한 번 이상 있으며, 다시 공황발작이 올 것에 대한 지속적인 예기 불안과 이로 인한 부적응적 행동이 있는 경우 공황장애로 진단된다. 범불안장애는 일상생활의 상황이나 활동에 대하여 거의 매일 최소한 6개월 이상 과도한 불안과 걱정을 주로 나타내는 질환으로, 안절부절못함 또는 긴장, 초조하고 신경이 곤두선 느낌, 쉽게 피로해짐, 집중하기 어렵고 멍한 느낌, 쉽게 짜증스러워짐, 근육의 긴장, 수면장애 등의 양상으로 인해 일상생활과 사회·직업적 기능에 현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진단할 수 있다. 범불안장애는 ‘떠다니는 불안(floating anxiety)’의 특성을 보이므로, 다양한 주제와 상황에 대해 과도한 집착과 걱정이 반복되고 지속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이 진단을 고려할 수 있다. 불안장애의 치료 불안장애의 치료 방법은 개인의 상태와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불안장애가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각각의 상황과 복잡한 증상을 고려하여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질병의 치료는 신체적 불안과 정신적 불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와 동시에 예기 불안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위해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등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치료방법을 결합한 방식이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 약물치료의 경우, 불안 증상의 양상과 수준, 환자의 병력, 공존하는 다른 신체적·정신적 질환이 고려되어야 한다. 항불안제와 항우울제를 병용해서 투여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특히 신체적 불안이 동반된 경우, 신체적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치료는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약물치료를 통해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신체적 불안을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경험을 하면, 추후에 불안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과도한 예기 불안을 방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인지행동치료는 불안장애 치료에서 가장 많이 연구될 뿐 아니라 효과적이기도 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 치료는 불안을 유발하는 왜곡된 사고방식을 찾아내고 교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더 나아가, 이로 인해 생긴 부적응한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새로운 학습된 행동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 스스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불안장애의 예방 불안장애를 완전히 예방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몇 가지 예방법과 관리전략을 통해 불안 증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완화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첫째, 스트레스 관리와 건강한 생활습관이 불안 증상의 관리에 중요하다.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 꾸준한 운동은 스트레스와 불안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일반적인 건강상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수면은 신체 건강 뿐 아니라 이차적 심리증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여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둘째, 알코올과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고 적절한 식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알코올과 카페인은 자율신경계를 자극하여 불안 증상을 악화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알코올과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조절하는 것은 불안의 발생과 악화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영양분이 풍부한 적절한 식사는 신체의 에너지 수준을 유지하여 일상생활의 활력 유지는 물론이고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셋째, 이완 기법을 사용하면 불안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흡 명상, 점진적 근육 이완법, 요가 등의 이완 기법은 신체적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정신적인 불안과 신체적 불안의 연결을 완화하는 데에도 좋은 방법이다. 넷째, 부정적인 생각 패턴을 교정하면 불안을 예방하고 감소시킬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이나 과도한 걱정을 유발하는 인지 패턴을 찾고 교정하는 것은 불안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도 불안감이 커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더라도 불안이 현저하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태이고, 신체적 불안 증상으로 인한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불안에 따른 일상생활의 부정적 영향과 변화가 지속되면 조기 치료적 개입이 필수적이므로 전문 의료기관의 평가와 진찰을 권고한다. #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이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8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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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잘 못 자는 아이, 어떻게 도와줄까?‘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잠을 자는 동안에 신체 회복, 에너지 보존, 호르몬 분비, 기억 저장 등이 이루어지므로 숙면은 인간의 신체·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잠을 잘 못 잔다면 기본적인 수면 욕구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잠을 자는 것은 기본적인 욕구와 관련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한창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수면과 관련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매일 밤 잠을 자지 않으려고 씨름을 한다든지, 잠투정을 심하게 해서 밤마다 전쟁을 치른다든지, 쭉 잠을 잘 시기가 되었음에도 밤마다 자다 깨어 소리를 지르고 울며 보채는 등 아이의 수면장애로 힘들어하는 부모를 자주 접한다. 이렇듯 아이가 잠을 잘 자지 않으면, 양육자도 잠을 설치게 돼 피로가 누적되고 체력이 고갈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아이들이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 위험이 증가하고, 감정 조절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며, 사고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을 자는 동안 렘수면 단계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아이들의 성장 발육에 관여하는데, 주로 오후 10시~오전 2시 사이에 분비되기 때문에 성장기의 아이들이 숙면을 하지 못하면 키 성장도 영향을 받는다. 잠을 잘 못 자면 뇌 활동도 영향을 받는다. 렘수면 단계에서 우리 뇌는 습득한 기억들을 정리해서 장기 기억 저장소로 보내 장기 기억화하고 기억의 연결망을 짠다. 즉, 숙면해야 필요한 정보를 잘 정리하고 저장해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잠을 잘 자지 못하면 기억력, 주의집중력 등 인지 능력도 영향을 받아 학습 능률이 떨어진다. 최근에는 수면이 부족하면 뇌신경세포와 신경회로의 손상이 생길 수 있고 뇌 활동이 위축되기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잠 못 자는 아이 증가 잠을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명제임에도 잠을 잘 못 자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2022년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0~9세 어린이 불면증 환자는 2021년 대비 58.1% 폭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7.4%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지난해 연간 전체 불면증 환자 평균 증가율(3.9%)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10~19세 청소년도 2022년도 상반기 7.2% 늘어 그 뒤를 이었다. 잠을 자는 것은 본능적인 욕구와 연관된 현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성장기 아이들이 잠을 잘 못 자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경적인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 수면 방해 요인을 파악하고 제거한 후 규칙적인 수면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또 아이가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양육자는 아이가 본능적으로 가지고 또 알고 있는 수면 욕구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의 잠과 관련된 문제를 다룰 때는 모든 훈육과 육아 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운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하거나 잠투정을 부릴 때 화를 내거나 윽박지르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 경험을 하게 해 아이가 더더욱 잠을 못 이루게 될 수 있다. 수면 훈련의 목표는 ‘아이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수면 욕구를 느낄 수 있도록 돕기’이므로, 단호하면서 부드러운 태도로 잘 시간에 잘 잘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은 공감하되 행동은 부드럽고 단호하게 성장기는 뇌 기능, 생리 조절 기능의 발달에 있어서 자기 조절 기능을 갖추어나가는 과정이므로 자기 조절의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자고 싶지 않은 마음, 불편하고 속상한 마음에 대해서는 감정에 초점을 두고 공감해주되, 단호하고 부드러운 태도로 수면의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잠을 자는 것은 매일 이루어져야 하는 습관으로, 수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숙지하고 아이들이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안재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8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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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관리로 천천히 나이 들기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면역력을 떨어트려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할 뿐 아니라 혈압과 인슐린 저항성을 올리며 기억력, 집중력은 떨어뜨린다. 이러한 작용으로 노화는 가속화된다. 천천히 나이 들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다. 사람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필연적인 현상이다. 싸우거나 혹은 도망치는(fight or flight) 생리학적 현상의 일환인 스트레스는 진화적으로 수렵-채취 사회에서 동물이나 사람이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에 처했을 때 생존할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되어왔다. 흥분, 각성 효과가 있는 교감신경의 신경전달물질이기도 한 노르에피네프린에 의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오르는 변화는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 뇌나 심장으로 혈액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당질코르티코이드의 일종인 코티솔은 근육을 녹여 얻어낸 아미노산으로 포도당을 생성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몸에 비상사태를 선포해서 영양으로 섭취한 에너지들을 지방조직에 저장하도록 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수많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는 스트레스 요인은 대부분 생명을 물리적으로 위협하는 문제들은 아니지만, 우리의 몸은 여전히 위급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이런 스트레스들에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학업, 주거의 안정, 경제적 상황, 가정이나 회사 등에서의 갈등, 출퇴근의 고통, 주차 공간의 걱정, 층간소음 등 정말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한다. ◆ 예측하기 어려워 더 위험한 스트레스만성 스트레스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끝나는 상황이 확실치 않으면서 상황이 언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종류다. 어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처음에는 우리 몸속의 노르에피네프린과 코티솔 농도가 빠르게 올라갔다가 상황이 종료되면 곧바로 바닥까지 떨어진다. 여러 사람 앞에서 연설이나 노래를 해야 하는 상황을 떠올려보면 좋다. 직전에는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손바닥이 차가워지고 호흡도 가빠지지만, 상황이 종료되고 나면 금세 원래대로 돌아간다. 노래나 연설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대부분 반복해서 경험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를 덜 받고 보다 능숙하게 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층간 소음, 고객이나 상사의 분노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에 계속 시달리다 보면 점점 만성적으로 교감신경과 코티솔이 상승해서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는 상태가 유지된다. 이것이 바로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만성 스트레스다. 흔히 만성 스트레스는 우울과 불안, 불면 등 마음건강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분자생물학적으로 질병의 발현과 노화의 속도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스트레스 때문에 암 걸릴 것 같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실제로 코티솔은 기전적으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해진다는 것도 연구들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스트레스가 미래의 암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코티솔은 인슐린 저항성과 혈압을 높이며 만성 염증에도 취약하게 만든다. 기억의 저장을 담당하는 해마뿐만 아니라 뇌 전체를 위축시키기도 한다. 기억력, 집중력 등 여러 측면의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며, 전두엽 기능에 영향을 주어 여러 쾌락에 취약해지게 할 수도 있다. 우울, 불안, 수면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근육은 빠지고, 복부지방은 쌓인다. 노화와 질병 발생을 가속화하는 삶 속의 다양한 인자들, 즉 잠을 못 자면 벌어지는 일, 단순당과 정제곡물에 중독되면 벌어지는 일, 운동하지 않는 생활습관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을 모두 다 모아놓은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 모든 변화는 대사 질환과 연관된 전형적인 가속 노화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만성 스트레스 분야의 연구자들은 ‘스트레스-유도 가속노화 가설’을 제시할 정도다. 스트레스 자체가 노화를 빠르게 만드는 인자이자, 노화 속도를 가속화하는 여러 체내 요인들과 라이프스타일 요인들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에게서 노화시계가 가속되어 있다는 여러 연구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 노화 방지에 중요한 스트레스 관리스트레스 관리는 느리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 굉장히 중요하다. 다양한 스트레스 관리법을 통해 일상의 흐름을 주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삶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요인, 스트레스의 계기를 파악해 그것들을 최소화하는 것을 포함한다. 일상에서 어떤 요소들이 만성적이고 병적인 스트레스를 일으키는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일상을 리모델링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과도한 일정을 개선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해서 업무와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워라밸)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부정적인 사람이나 상황을 피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정적인 환경은 우리의 감정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스트레스 반응을 촉발하기에, 이런 상황들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스트레스 요인을 완전히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또한, 대부분의 만성 스트레스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 단계는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법을 변경하는 것이다. 이는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중 임상연구를 통해서도 그 가치가 잘 알려진 것이 명상이다. 명상은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현재 순간에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통해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도록 돕는다. 또 명상을 연습하면 생각과 감정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명상 훈련을 꾸준히 하면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보다 더 건강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여러 명상 방법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스트레스 개선의 효과가 잘 알려진 것으로 마음챙김 명상이 있다. 마음챙김 명상의 요소로는 크게 1) 현재 떠오르는 생각이나 몸 안팎의 감각기들을 통해 느껴지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관찰하고 자각하는 것, 2) 이러한 정보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것, 3)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이는 떠오르는 생각을 억제하려 애쓰지 않고 관찰과 자각을 통하여 나의 마음이 현재에 머무르게 하는 과정으로, 이는 과거를 끊임없이 다시 떠올리는 반추의 생각과 미래를 걱정하는 불안의 생각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되는 명상미국의 존 카밧진(Jon Kabat-Zinn)이 만든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완화(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MBSR)를 비롯한 다양한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이 만성통증이나 우울증,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알코올이나 약물 등의 물질사용장애 등에서 유용성을 보인 바 있다.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수행한 한 연구에서는 마음챙김이 집중력, 작업기억력, 문제해결력을 개선할 수 있으며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긍정적 자세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꾸준한 명상은 뇌의 연결성을 바꿀 수 있고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코티솔 증가도 줄여줄 수 있음이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결국 명상이 만성 스트레스의 가장 확실한 예방 및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챙김 명상과는 다른 방법이지만, 깊은 호흡을 연습하는 것도 스트레스 관리에 아주 유용하다. 깊은 호흡은 우리의 교감신경을 진정시키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스트레스 반응을 감소시킨다. 마음챙김 명상은 앉거나 누워서 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서서 할 수도 있고(참장), 걷기나 달리기, 수영, 요가, 근력운동,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실천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또는 나의 호흡에 머무르는 것만으로 훌륭한 마음챙김 명상이 된다. 이런 여러 가지 활동과 동작에 있어서 호흡을 끊거나 긴장된 호흡을 하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을 바라본다. 생각들을 억누르려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조금 더 확장된 휴식 활동, 소위 ‘멍때리기’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더 많은 자극을 더 빠르게 즐기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가득한 요즈음이다. 그래서 ‘멍때리기’는 비생산적인 활동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우리 머릿속의 여러 생각이 정리되고 스트레스가 가라앉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멍때리기’ 상황에서 호흡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챙김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로, 취미나 창작 활동, 종교 활동, 봉사나 사교 등 사회적 활동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시간을 제공한다. 만성 스트레스는 약이 없다. 그리고,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렇기에 스트레스 관리는 단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일부로서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노화 속도를 늦추고 여러 만성질환의 발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마음건강도 지킬 수 있다. 도움이 되는 스트레스 관리법 • 스트레스의 원인 줄이기 • 명상 등으로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법 변경하기 • 취미나 창작 활동, 종교 활동, 봉사나 사교 등의 사회적 활동으로 즐거움 찾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8월호 발췌 글 :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정 희 원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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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남용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항생제는 꼭 필요한 경우에는 약이 되지만 남용할 경우에는 독이 된다. 장내 미생물과 관련이 있어 소아비만 위험을 높이며, 성인의 경우 당뇨병,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그리고 폐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막 돌이 지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빈혈약 처방을 받으러 온 30대 여성이 진료실을 나가면서 묻는다. “아이가 감기 걸리면 항생제를 함께 먹여야 독한 감염이 예방돼서 좋지 않나요?” 세균성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가 아니라 단순 바이러스 감염일 경우에는 반드시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며, 항생제 남용은 항생제 내성균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기 엄마는 그래도 항생제를 미리 복용하는 것이 세균 감염 위험을 줄여서 아이에게는 좋은 것 아니냐고 다시 묻는다. 슈퍼박테리아 문제는 남의 문제일 수 있다. 그렇다면, 항생제 남용이 내 아이의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항생제 투여와 소아비만 우리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2년 영유아건강검진을 받은 3만여명을 대상으로 생후 24개월 이내 항생제 투여가 소아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놀랍게도 다양한 항생제를 사용할수록, 총 사용기간이 길수록, 생후 6개월 이내 항생제를 사용했을수록 추후에 소아비만이 될 위험이 높았다. 180일 이상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 30일 이내로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보다 소아비만 위험이 40% 높았으며, 생후 6개월 이내 처음 항생제를 처음 사용한 경우, 생후 18~24개월보다 비만 위험이 33% 높았다. 항생제 남용이 소아비만 증가로 이어지는 이유는 장내 미생물균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장에 존재하는 유익한 장내 미생물균이 항생제로 인해 손상을 입으면 유익하지 않은 균이 증식하게 된다. 이러한 불균형이 우리 몸의 소화 과정 및 물질대사 과정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 결국 소아비만을 유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항생제는 사용에 따른 득실을 고려해 꼭 필요한 경우에 의료진과 상의해 처방받아야 하며, 무분별한 항생제 복용은 소중한 내 아이에게 오히려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성인도 항생제 남용 주의 “항생제를 먹으면 감기가 빨리 낫는다고 하는데요, 성인이 항생제를 남용하면 어떤 영향이 있나요?” 소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항생제 남용은 건강에 영향을 끼칠까? 우리 연구팀은 성인 2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다시 연구를 수행했다. 분석 결과, 항생제 누적 처방 일수와 항생제 계열 수가 많으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았다. 항생제를 90일 이상 사용한 그룹은 항생제 미사용 그룹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16% 높았다. 또 항생제 누적 처방일이 91일 이상인 그룹은 항생제를 처방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4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발생에 관련이 있는 다른 변수들을 통제하기 위한 성향 점수 매칭 분석 결과에서도 항생제 미처방 그룹에 비해 항생제 처방 그룹의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 꼭 필요할 때 정해진 기간 동안만 복용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의 발생에도 영향을 주며,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위험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항생제와 암 위험은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5년 동안 항생제를 처방받지 않은 군에 비해, 항생제 누적 처방일수가 365일 이상인 군의 폐암 발생 위험이 21%로 더 높게 나타났다. 장과 폐가 연결돼 있다는 장-폐 축(Gutlung axis) 이론을 바탕으로 장 및 호흡기 내 미생물들의 불균형은 폐암을 포함한 폐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는 흡연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비흡연자에게서도 항생제 누적 처방일수가 증가할수록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폐암의 위험 인자로 알려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결핵, 천식을 진단받지 않은 대상자에서도 유지됐다. 이러한 국내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항생제는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적응증에 맞게 적절한 기간 동안 신중하게 처방되어야하며 항생제 과다 남용을 경계해야 한다. 항생제는 꼭 필요할 때에 정해진 기간 동안 복용하는 것이 나와 내 아이의 건강을 위한 가장 현명한 전략이다. #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8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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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관리로 천천히 나이 들기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면역력을 떨어트려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할 뿐 아니라 혈압과 인슐린 저항성을 올리며 기억력, 집중력은 떨어뜨린다. 이러한 작용으로 노화는 가속화된다. 천천히 나이 들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다. 사람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필연적인 현상이다. 싸우거나 혹은 도망치는(fight or flight) 생리학적 현상의 일환인 스트레스는 진화적으로 수렵-채취 사회에서 동물이나 사람이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에 처했을 때 생존할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되어왔다. 흥분, 각성 효과가 있는 교감신경의 신경전달물질이기도 한 노르에피네프린에 의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오르는 변화는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 뇌나 심장으로 혈액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당질코르티코이드의 일종인 코티솔은 근육을 녹여 얻어낸 아미노산으로 포도당을 생성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몸에 비상사태를 선포해서 영양으로 섭취한 에너지들을 지방조직에 저장하도록 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수많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는 스트레스 요인은 대부분 생명을 물리적으로 위협하는 문제들은 아니지만, 우리의 몸은 여전히 위급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이런 스트레스들에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학업, 주거의 안정, 경제적 상황, 가정이나 회사 등에서의 갈등, 출퇴근의 고통, 주차 공간의 걱정, 층간소음 등 정말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한다. 예측하기 어려워 더 위험한 스트레스 만성 스트레스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끝나는 상황이 확실치 않으면서 상황이 언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종류다. 어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처음에는 우리 몸속의 노르에피네프린과 코티솔 농도가 빠르게 올라갔다가 상황이 종료되면 곧바로 바닥까지 떨어진다. 여러 사람 앞에서 연설이나 노래를 해야 하는 상황을 떠올려보면 좋다. 직전에는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손바닥이 차가워지고 호흡도 가빠지지만, 상황이 종료되고 나면 금세 원래대로 돌아간다. 노래나 연설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대부분 반복해서 경험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를 덜 받고 보다 능숙하게 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층간 소음, 고객이나 상사의 분노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에 계속 시달리다 보면 점점 만성적으로 교감신경과 코티솔이 상승해서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는 상태가 유지된다. 이것이 바로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만성 스트레스다. 흔히 만성 스트레스는 우울과 불안, 불면 등 마음건강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분자생물학적으로 질병의 발현과 노화의 속도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스트레스 때문에 암 걸릴 것 같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실제로 코티솔은 기전적으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해진다는 것도 연구들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스트레스가 미래의 암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코티솔은 인슐린 저항성과 혈압을 높이며 만성 염증에도 취약하게 만든다. 기억의 저장을 담당하는 해마뿐만 아니라 뇌 전체를 위축시키기도 한다. 기억력, 집중력 등 여러 측면의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며, 전두엽 기능에 영향을 주어 여러 쾌락에 취약해지게 할 수도 있다. 우울, 불안, 수면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근육은 빠지고, 복부지방은 쌓인다. 노화와 질병 발생을 가속화하는 삶 속의 다양한 인자들, 즉 잠을 못 자면 벌어지는 일, 단순당과 정제곡물에 중독되면 벌어지는 일, 운동하지 않는 생활습관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을 모두 다 모아놓은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 모든 변화는 대사 질환과 연관된 전형적인 가속 노화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만성 스트레스 분야의 연구자들은 ‘스트레스-유도 가속노화 가설’을 제시할 정도다. 스트레스 자체가 노화를 빠르게 만드는 인자이자, 노화 속도를 가속화하는 여러 체내 요인들과 라이프스타일 요인들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에게서 노화시계가 가속되어 있다는 여러 연구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노화 방지에 중요한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 관리는 느리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 굉장히 중요하다. 다양한 스트레스 관리법을 통해 일상의 흐름을 주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삶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요인, 스트레스의 계기를 파악해 그것들을 최소화하는 것을 포함한다. 일상에서 어떤 요소들이 만성적이고 병적인 스트레스를 일으키는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일상을 리모델링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과도한 일정을 개선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해서 업무와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워라밸)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부정적인 사람이나 상황을 피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정적인 환경은 우리의 감정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스트레스 반응을 촉발하기에, 이런 상황들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스트레스 요인을 완전히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또한, 대부분의 만성 스트레스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 단계는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법을 변경하는 것이다. 이는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중 임상연구를 통해서도 그 가치가 잘 알려진 것이 명상이다. 명상은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현재 순간에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통해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도록 돕는다. 또 명상을 연습하면 생각과 감정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명상 훈련을 꾸준히 하면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보다 더 건강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여러 명상 방법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스트레스 개선의 효과가 잘 알려진 것으로 마음챙김 명상이 있다. 마음챙김 명상의 요소로는 크게 1) 현재 떠오르는 생각이나 몸 안팎의 감각기들을 통해 느껴지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관찰하고 자각하는 것, 2) 이러한 정보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것, 3)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이는 떠오르는 생각을 억제하려 애쓰지 않고 관찰과 자각을 통하여 나의 마음이 현재에 머무르게 하는 과정으로, 이는 과거를 끊임없이 다시 떠올리는 반추의 생각과 미래를 걱정하는 불안의 생각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되는 명상 미국의 존 카밧진(Jon Kabat-Zinn)이 만든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완화(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MBSR)를 비롯한 다양한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이 만성통증이나 우울증,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알코올이나 약물 등의 물질사용장애 등에서 유용성을 보인 바 있다.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수행한 한 연구에서는 마음챙김이 집중력, 작업기억력, 문제해결력을 개선할 수 있으며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긍정적 자세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꾸준한 명상은 뇌의 연결성을 바꿀 수 있고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코티솔 증가도 줄여줄 수 있음이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결국 명상이 만성 스트레스의 가장 확실한 예방 및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챙김 명상과는 다른 방법이지만, 깊은 호흡을 연습하는 것도 스트레스 관리에 아주 유용하다. 깊은 호흡은 우리의 교감신경을 진정시키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스트레스 반응을 감소시킨다. 마음챙김 명상은 앉거나 누워서 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서서 할 수도 있고(참장), 걷기나 달리기, 수영, 요가, 근력운동,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실천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또는 나의 호흡에 머무르는 것만으로 훌륭한 마음챙김 명상이 된다. 이런 여러 가지 활동과 동작에 있어서 호흡을 끊거나 긴장된 호흡을 하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을 바라본다. 생각들을 억누르려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조금 더 확장된 휴식 활동, 소위 ‘멍때리기’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더 많은 자극을 더 빠르게 즐기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가득한 요즈음이다. 그래서 ‘멍때리기’는 비생산적인 활동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우리 머릿속의 여러 생각이 정리되고 스트레스가 가라앉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멍때리기’ 상황에서 호흡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챙김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로, 취미나 창작 활동, 종교 활동, 봉사나 사교 등 사회적 활동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시간을 제공한다. 만성 스트레스는 약이 없다. 그리고,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렇기에 스트레스 관리는 단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일부로서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노화 속도를 늦추고 여러 만성질환의 발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마음건강도 지킬 수 있다. 도움이 되는 스트레스 관리법 • 스트레스의 원인 줄이기• 명상 등으로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법 변경하기• 취미나 창작 활동, 종교 활동, 봉사나 사교 등의 사회적 활동으로 즐거움 찾기 #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8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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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보다 발생률이 더 높은 대장암2020년 암발생 통계에서 위암과 대장암 발생률 순위가 바뀌었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식습관으로 인해 높았던 위암 발생률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더 높아진 것이다. 기름진 음식과 패스트푸드, 가공육과 적색육 등의 섭취가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2020년 기준),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고, 이어서 폐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간암 순으로 나타났다. 특이할 만한 점은 2019년 기준 3위는 위암이었는데, 2020년 통계에서는 대장암과 순위가 바뀌어 대장암이 3위, 위암이 4위로 대장암 발병률이 더 높아진 점이다. 또 암관련 사망률이 높지 않은 갑상선암을 제외한다면 대장암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발병률을 나타냈다. 대장암은 매년 10만 명당 27,877명이 발생하고 있으며, 성별 암발생 현황을 보면 남자는 대장암 발생률이 4위로 폐암, 위암, 전립선 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했고, 여자는 유방암, 갑상선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74.3%로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주요 국가의 5년 생존율(64.1%/60.0%/67.8%)과 비교해보았을 때 월등히 높다. 이는 대장암의 조기 발견의 영향도 있지만, 한국의 대장암 치료가 국제 표준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하는 자료다. 대장암의 병기별 5년 생존율은 국한(1기 혹은 2기초) 94%, 국소(2기말 혹은 3기) 82.5%, 원격(4기) 20%로 1~3기의 치료성적은 크게 향상되었지만, 4기의 경우는 여전히 낮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통한 대장암의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대장암은 어느 정도 자라기 전까지는 변비나 출혈 등의 배변습관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만일 변비나 설사 등이 반복되고 변이 가늘어지거나 토끼똥과 같은 변을 본다면 대장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진행된 대장암의 경우 복통이나 장 폐쇄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오른쪽 대장암(상행결장암)의 경우 계속된 출혈로 인한 빈혈 증상이 흔하고, 항문에 가까운 직장암의 경우 잔변감을 호소하거나 혈변을 보게 되는데 이때 치핵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도록 한다. ◆ 50세 이상이라면 대장내시경은 필수현재 우리나라는 대장암 선별검사를 위해 50세 이상에서는 국가건강검진에서 분변잠혈검사를 실시한다. 분변잠혈검사는 대변 안의 혈액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로 1차 분변잠혈검사상 양성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을 할 것을 권고한다. 하지만 분변잠혈검사의 정확도는 약 40%이기 때문에 검사결과가 음성인 경우라도 50세 이상에서는 대장내시경을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조금 더 빨리 대장내시경을 해볼 것을 권장한다. 대장암은 선종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1cm의 선종이 암으로 진행되기까지는 대개 2~5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내시경으로 절제가 가능한 한 선종 상태에서 발견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장암의 경우 1기(초기)부터 4기(전이)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견되고 전이성 대장암의 경우 간, 폐, 복막 순으로 전이가 발견되기 때문에 대장내시경상 대장암으로 확진될 경우 전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흉부 및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 양전자 방출 전산화 단층 촬영 등의 검사를 시행한다. ◆ 병기별 대장암 치료법대장 전암성병변인 용종 혹은 선종, 초기 대장암의 경우 크기가 크지 않다면 대장내시경으로 절제할 수 있다. 용종의 개수가 3개 이상이거나 크기가 1cm 이상일 때, 고도의 이형성증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내시경으로 완전 절제가 이루어진 후에도 3년 후에 대장내시경을 하도록 권고한다. 내시경으로 절제가 불가능한 조기 대장암이나, 2~3기 대장암의 경우에는 수술적 절제가 필요하다. 이때는 대장암이 복강내 퍼지는 길인 임파선을 같이 절제하는데, 요즘은 수술기법이 발달해 미세침습수술(복강경 혹은 로봇수술)이 대장암 수술의 90% 이상을 이루고 있다. 25cm 이상 복부를 절개하는 기존의 개복수술법에 비해 미세침습수술은 작은 구멍을 통해(단일공 혹은 여러 개의 구멍) 복강내 가스를 넣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과 합병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따라서 진행된 대장암이 아니라면 대개 미세침습수술을 권유한다. 조기 대장암의 경우 수술적인 치료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으나 2기 고위험군과 3기 대장암의 경우에는 수술 후 재발을 방지할 목적으로 3~6개월의 보조항암치료가 필요하다. 4기 대장암은 치료 방법이 조금 더 복잡하다. 4기 대장암의 전체 치료성적은 20% 전후로 여전히 매우 낮다. 하지만 간이나 폐에 국소적으로만 전이가 된 절제 가능한 4기 대장암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5년 생존율이 30~50%까지 향상되었다.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복막전이의 경우에도 예전에는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정도에 따라 일부 환자들은 종양감축수술 및 하이펙 시술, 적극적인 항암치료를 통해 완치되기도 한다. 국소진행성 직장암의 경우 국소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항암, 수술적 치료 외에도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마다 종양진행상황이 다르므로 외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소화기내과 의사가 한자리에 모여 치료 방향에 대해 상의를 하는 다학제 진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진행성 직장암의 경우 임시 혹은 영구 대변 주머니(장루: 절제된 대장을 잇지 않고 피부 밖으로 꺼내어놓는 것)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최대한 이른 시기에 직장암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정기적인 검진이 최선의 예방법대장암을 유발하는 요인은 서구화된 식생활, 패스트푸드 및 기름기 많은 음식, 가공육 및 적색육, 술, 복부비만 등으로 알려져 있다.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교정이 대장암 예방의 시작이다. 대장암은 작은 용종 혹은 선종에서 시작된다. 전암병변이 대장암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5~10년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시 대장암 예방이 가능하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매년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받으면 분변잠 혈검사를 통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8월호 발췌 글 :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김 우 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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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주의해야 하는 귀질환올해 여름은 조금 더 일찍 찾아왔는지 진작부터 낮엔 덥고 예상 밖의 많은 비가 오기도 했다.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더욱 귀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귀가 가렵거나 아프고 진물이 나게 되는 원인과 그 예방법을 알아보자. ◆ 물놀이 후에 갑자기 귀가 아프고 진물이 날 때여름철 물놀이 후에 생기는 귀 염증은 주로 외이도염이다. 귓구멍에서 고막까지 이르는 통로를 외이도(外耳道)라고 하며 몸의 표면을 덮고 있는 피부가 외이도도 덮고 있는데, 물놀이 후에는 급성 외이도염이 생기기 쉽다. 외이도염은 수영장의 오염된 물에 존재하는 균이 외이도를 감염시켜 발생하며, 이때 동통, 소양감 및 난청을 호소하게 된다. 흔히 물이 귀에 들어간 느낌이 들면 면봉으로 물기를 닦아내려고 하는데 이는 오히려 물에 젖은 외이도 피부를 자극하고 미세한 상처를 만든다. 상처에 녹농균이나 포도상구균과 같은 세균이 침투하여 통증과 가려움증, 진물을 동반한 급성 외이도염을 유발한다. 이때 외이도를 관찰해보면 피부에 진행성 발적과 부종, 이루 등이 관찰되고, 이개(귓바퀴)를 움직일 때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치료를 위해서는 수영장 등에서 외이도가 습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세척 등을 통해 부위를 청결히 하며, 치료를 통해 적절한 산성화를 회복하면서 항상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통증이 심할 경우와 외이도 감염이 의심될 경우에는 적절한 약물 요법을 병행할 수도 있다. ◆ 환기관 삽입술(튜브 삽입술)을 시행받은 경우의 귀 염증과거 삼출성 중이염으로 고막에 환기관 시술을 받았던 어린이라면 되도록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환기관은 고막에 작은 구멍을 유지하여 공기가 통하게 하는 작용을 하기에, 귀로 많은 물이 들어가면 환기관을 타고 고막 안쪽 중이까지 물과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고막에 삽입된 환기관은 대부분 일정 기간 후 저절로 빠지면서 고막이 아물게 되는데, 그동안에는 물놀이 시 귓구멍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 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경우귀지에는 외이도에서 탈락된 각질 세포와 지방성 성분이 있어서 자연적으로 외이도 피부를 보호하고 외부의 먼지와 흙이 귀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외이도 입구 쪽에서 잘 밀려 나오던 귀지가 너무 많이 생성되거나, 과도하게 면봉을 사용해서 귀지를 외이도 안쪽으로 다시 밀려 들어가게 해서 귀지가 외이도에 쌓일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외이도가 좁기 때문에 공간이 거의 막히게 될 수 있고, 성인도 여름철에 습기로 땀이 차고 자꾸 면봉을 사용하다 보면 밀려 나오던 귀지가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 쌓이기 쉽다. 이럴 때 귀지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이용액(귀에 사용하는 액체 용액)을 사용하기도 하고 이비인후과 의사가 이경으로 외이도를 확인하여 필요시 작은 집게 등의 도구나 흡입기(석션)을 이용하여 제거할 수도 있다. 집에서 면봉이나 날카로운 물체를 사용해서 억지로 귀지를 빼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외이도 깊은 쪽으로 귀지를 밀어 넣게 되기도 하고 외이도 피부에 상처가 생기거나 고막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서 이경이나 이내시경을 이용하여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 더운 날씨에 보청기 착용 시 귀 가려움증 발생귀는 다른 신체 부위보다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귀가 가려울 때 참고 견디기란 참으로 힘들다. 특히 보청기를 귀에 꽂고서 덥고 습한 여름을 지내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애써 맞춘 보청기를 빼놓고 지낼 수도 없기 때문에, 여름 동안 보청기를 착용하는 귀를 현명하게 관리하려면 기본적인 위생이 가장 중요하다. 귀가 가려운 것은 귓구멍 안의 외이도(外耳道)의 피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귓구멍 안의 외이도는 몸의 표면을 덮고 있는 피부에 의해 덮여 있는데, 여름이 되면 좁은 귓구멍 안에 습기가 차기 쉽고 특히 귀 속에 보청기를 꽂고 있을 경우 더욱 공기가 통하지 않아 눅눅해지기 쉽다. 게다가 정상적으로 귀지는 귓구멍에서 저절로 바깥쪽으로 밀려 나오게 되는데 보청기를 끼게 되면 자꾸 귀지가 귓구멍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기도 한다. 좁고 구부러진 귓구멍 안에 습기가 차고 귀지가 쌓이면 쉽게 세균의 침범을 받아 심한 가려움증과 통증, 진물 등이 생기고 귀가 먹먹해지는 외이도염이 생기게 된다. 염증을 예방하려면 외이도를 건조하고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샤워나 사우나 후에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면봉으로 닦아내다가는 습기가 차고 부은 귓구멍 안의 피부에 오히려 상처를 만들어 세균이 침투하게 될 수 있다. 헤어드라이기나 선풍기를 이용해서 약 30cm 거리에서 20~30초가량 말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습기를 제거할 수 있다. 이때, 헤어드라이기를 너무 뜨겁게 설정해 귀에 가까이 대면 어지럽거나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날씨가 습하고 더운 날씨에는 땀이 많이 나고 귓속이 습해지기 쉬우므로 보청기를 뺀 후에 헤어드라이기나 선풍기로 말려주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습관적으로 귓구멍을 괴롭혀서 결국 만성 외이도염이 생긴 환자를 자주 만나게 되는데, 면봉을 항상 주머니에 챙기고 다니거나 심지어 성냥개비, 철로 된 귀이개, 볼펜 뚜껑 등으로 귀를 후벼파는 경우, 가려움증이 되레 심해지고 염증이 악화되어 악취를 풍기는 진물이 나고 청력장애가 나타나기도 하여 치료가 어려워진다. 일시적인 외이도염으로 인한 가려움증은 대개 외래 치료와 투약으로 가라앉힐 수 있다. 하지만 계속 귀를 후비거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고집하다가는 보청기를 끼기 어려울 정도로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손대고 싶을 만큼 귀가 불편하다면 이비인후과 의사와 상담하여 귀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 여름철 보청기 착용 시 귀 건강을 위한 세 가지 방법1. 잠을 잘 때는 보청기를 꼭 빼서 귀를 쉬게 해준다.2. 낮에도 한 시간 정도는 귓구멍이 쉴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3. 면봉은 금물!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을 불러올 뿐이다. 우리가 인식하지 않아도 귀는 하루 24시간 외부 소리에 반응한다. 잠들었다가도 위급한 상황에서 소리를 듣고 대처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기관인만큼 소리가 전달되는 외이-외이도-고막은 항상 외부와 통하기 때문에 여름철 고온과 높은 습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쉽다. 여름철에 쉽게 발생하는 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귀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Q. 귀지는 자주 파는 것이 좋은가요? A. 귀지는 귀지샘에서 분비된 분비물과 탈락된 상피세포가 합쳐져 생긴 것이다. 귀지는 보통 더럽다고만 생각하지만 실제론 외이도를 보호하여 주는 역할을 한다. 외이도의 상피는 고막을 중심으로 조금씩 밖으로 자라 나오므로 귀지는 파지 않아도 저절로 밀려 나오게 된다. 오히려 면봉을 이용해 귀지를 파내다가 외이도나 고막에 상처를 내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난 상처를 통해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귀지의 양은 개인에 따라 다르며, 간혹 양이 많거나 자정작용이 떨어진 노인의 경우에 귀지가 외이도를 막아 청력감소나, 이물감 또는 이폐색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경우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Q. 귀에도 무좀이 생긴다는데 사실인가요? A. 곰팡이균은 우리 몸 어디에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외이도에 감염이 된 경우를 이진균증이라고 한다. 주증상은 가려움이며, 그외에 이루, 이물감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외이도를 세척하고 국소약제를 도포해 치료한다. Q. 물귀지는 귀에 좋지 않은가요? A. 귀지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흑인과 백인의 경우에는 습하고 끈적거리며 갈색인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건조한 회색 귀지의 양상을 보인다. 간혹 귀지가 습한 경우가 있는데 불편한 점이 없다면 그 자체로 큰 문제는 없다. Q. 면봉으로 귀를 파다가 피가 났습니다. 피는 멈추었고 지금은 약간 귀가 먹먹한 것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습니다. 병원에 가야 할까요?A. 귀가 먹먹한 것은 흘러나온 피가 덩어리로 뭉쳐져 귀를 막아 생긴 현상일 수도 있으나 고막의 손상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대개 외이도에 난 상처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이비인후과에 내원하여 고막과 이소골의 손상 여부를 파악하고 외이도의 상처 정도를 평가하여 소독을 받는 것이 좋다. 출 처 : 국가건강정보포털.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7월호 발췌 글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손 은 진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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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 건강이 진짜 건강구강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나이가 들수록 씹고 맛보는 일이 힘겨워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노인 진료 환자 수 1위는 ‘치주질환(치은염·치주염)’으로 나타났다. 환자 수 또한 2017년 대비 40% 정도 증가했다. 잇몸병 중 하나인 치주염의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구강은 크게 치아와 잇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충치는 치아에, 풍치는 잇몸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풍치는 염증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하는데 단순히 잇몸에 생긴 염증은 ‘치은염’, 더 악화돼 잇몸뿐만 아니라 잇몸뼈까지 염증이 진행된 상태를 ‘치주염’으로 본다. 원인은 입안의 세균이다. 세균이 독소를 뿜어내고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입안이 전쟁터로 변하는 것이다. 잇몸이 붓고 망가져서 치아를 지탱하는 뼛속까지 세균이 침식하면 잇몸뼈 손실을 동반한 치주염이 발생한다. 정도가 심하면 발치, 즉 치아를 뽑아야 한다. 초기 증상이 없는 치주염 치통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 3대 통증 중 하나로 불릴 정도다. 이에 반해 잇몸에 발생하는 염증, 치주염은 통증이 거의 없다. 잇몸은 치아보다 상대적으로 통증에 둔하기 때문이다. 그 탓에 치료 시기를 미루거나 놓치는 경우가 충치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미 잇몸질환 초기 단계인 치은염을 넘어 치주염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로 확인되는 노인 진료 환자 수의 증가는 일정 부분 과거보다 통계에 잘 잡혀서 늘어난 수치로도 볼 수 있고, 고령화 사회이기에 나타나는 지표로도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잇몸이 약해지기 마련인 데다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따라 최근에는 틀니보다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나는 등 치주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다 보니 노인 환자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잇몸질환이 야기하는 영양부족 잇몸질환은 섭식 기능과도 직결된다. 노인의 치아 부실은 저작 능력과 소화 흡수 기능 저하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영양부족 상태를 유발하기도 한다. 입은 1차 소화기관이다. 음식물을 잘게 씹어서 삼키면 위에서 화학 작용을 일으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그런데 잇몸에 이상이 생기면 소화 기능, 즉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지면서 영양공급에 빨간불이 켜진다. 또 치아가 많고 저작 기능이 잘 유지되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식생활 환경 변화로 생기는 치주질환 세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은 영양 상태와 면역력, 호르몬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치주질환은 입안에 발생하는 염증 반응이기 때문에 식습관도 중요하다. 원인과 결과의 문제는 아니지만, 젊은 층에서 예전보다 당뇨 환자가 늘어나고 또 잇몸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진 것은 단 음식에 많이 노출된 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는, 과일 대신 음료에 익숙해진 환경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으며 치주염은 당뇨 합병증 중 하나다. 3단계로 나뉘는 치주염의 치료 치주염 치료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 흔히 아는 스케일링, 즉 치석제거술을 가장 먼저 한다. 이는 잇몸 위의 치석을 제거하는 기초 치료에 해당한다. 치주염이 상대적으로 더 진행되면 마취를 하고 잇몸 아래 치석과 염증조직을 긁어내는 치주소파술, 흔히 표현하는 잇몸치료를 2단계로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치주소파술로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이 있는 치석을 제거하거나 뼈이식이 필요한 경우 3단계인 치은박리소파술, 즉 잇몸수술을 시행한다. 치주염을 피할 수 있는 예방법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당뇨·고혈압·비만이 있다. 만성질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기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는 등 즉각적인 치료로 해결할 수 있지만 만성질환은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치주염 역시 만성질환으로 생각하고 관리와 치료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또 치주염이 발병하더라도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석 제거를 위해 기본적인 스케일링은 6개월마다 하는 것이 좋고, 1년에 최소 1회는 치과를 방문해서 구강 상태를 점검한다. 또 올바른 양치방법을 익히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케일링에 대한 오해와 진실 스케일링 후 치아가 더 시리다? 치아의 가장 바깥 부분은 법랑질이라는 단단한 재질로 싸여 있고 그 안쪽은 상아질이라는 상대적으로 무른 재질로 되어있다. 상아질에는 상아세관이라고 하는 미세한 관들이 있는데 치은퇴축 또는 치아마모 등에 의해 상아세관이 구강 내에 노출되면 냉온 자극 또는 기계적 자극, 삼투압 등에 의해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스케일링을 통해 마모된 치아나 퇴축된 치은 위를 덮고 있는 치석을 제거하게 되면 시린 증상을 더 느낄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치석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추위를 피하고자 몇 년 동안 빨지 않은 더러운 옷을 겹겹이 껴입고 세균감염과 질병의 위험에 스스로를 방치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시린 증상은 일시적이며, 불편감이 지속될 경우 지각과민처치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니 치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치석 제거를 대충 해서 치석이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치석이 가장 잘 생기는 부위를 꼽자면 하악 전치부 설측을 들 수 있다. 혀 밑에는 악하선(턱밑샘), 이하선(귀밑샘)과 더불어 침을 분비하는 3대 침샘 중 하나인 설하선(혀밑샘)이 존재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침은 다른 부위보다 점액이 풍부하기 때문에 치태와 섞여 치석을 만들기 쉽다. 특히 점성이 높은 타액을 가진 사람의 경우 스케일링 후 한 달 만에도 치석이 다시 쌓이기도 하므로 치아 표면에 빠짐없이 칫솔이 닿을 수 있도록 꼼꼼하게 칫솔질해야 한다. 또한 매번 닦을 때마다 플라그가 남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는데 플라그가 쌓여서 치석이 되면 칫솔질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 치아 표면 자체가 울퉁불퉁한 경우에도 치석이 덜 제거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스케일링을 했더니 이가 흔들리고 잇몸이 더 나빠지는 것 같다? 스케일링을 오랜만에 받거나 치주염이 진행된 상태에서 스케일링을 받으면 치아가 더 흔들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치아와 치아 사이를 메우면서 물리적으로 지지대 역할을 해주던 치석이 사라지기 때문인데, 치조골 소실이 동반되지 않은 단계에서 스케일링 후 치아 동요가 있다면 대부분 1주일 정도 안에 회복된다. 하지만 치은염 단계를 지나 치주염으로 진행되었다면 추가적인 치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스케일링을 받았는데 치아를 다 깎아내서 이가 망가졌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스케일러라는 기구는 미세한 초음파 진동을 이용해 치석을 떨어뜨리는 원리로 작용하며 절삭력을 가진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치아를 갈아내거나 깎아낼 수 없다. 스케일링 후 치아 사이가 벌어졌다고 호소하는 경우, 대부분 치아 사이의 공간을 메웠던 치석이 제거되면서 그 공간이 노출되거나 잇몸의 부기가 가라앉으면서 공간이 커진 것이다. 또 치아를 덮고 있던 치석을 벗겨내면 시린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이지현 울산대학교병원 치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7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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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도 피곤하고 개운하지 않아요휴일 낮까지 누워 있었는데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면 신체적인 검사와 심리정서적인 검사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체크해보자.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무리하게 일을 감당하고 있는지 또 스트레스가 있는지도 짚어보자.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피곤하고 개운하지 않아요. 몸이 처지고 힘들어요.” 많은 청년과 직장인이 만성피로로 진료실을 찾는다.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최근 젊은 층에서 부쩍 더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피로사회’라는 제목의 책이 큰 관심을 끌었던 것처럼, 피로는 지금 시대를 관통하는 사회적 현상 중 하나인 듯하다. 피로의 원인은 뭘까? 피로의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에 오면 주치의는 신체적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한다. 먼저 혈액 검사를 통해 빈혈이 있는지, 갑상선 기능이 떨어졌는지, 간 기능이나 신장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이와 함께 숨어 있는 결핵 같은 감염질환이 의심되면 흉부 X선 촬영을 한다. 간혹 검사를 많이 하는 의료진을 만나면, 각종 내분비 검사나 미세영양소 검사, 중금속 검사를 권유받을 수도 있지만,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는 의사라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검사를 해봐도 대부분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심리정서 부분도 체크 다음으로는 수면장애나 우울·불안 등 심리정서적인 문제가 있는지 문진한다. 의외로 많은 원인이 여기에 있는데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수면패턴이 흔들리고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위해 누울 때 스마트폰을 끄거나 다른 방에 두는 것만 해도 수면장애뿐 아니라 피로 문제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20~30대 국가건강검진에 우울증에 대한 검사도 포함돼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정신건강(우울증) 검사는 40·50·60·70세에서 시행했지만, 현재는 만 20세부터 매 10년마다 검사대상이다. 만약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이 든다면, 의료진과 상담을 하도록 한다. 검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약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몸 건강뿐 아니라 마음 건강을 함께 관리해줄 수 있는 의료진과 꼭 상담하면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일과 스트레스 관리는? 만약 모든 검사나 문진에서 정상이 나온다면, 본인의 체력에 비해서 너무 과도하게 일이나 스트레스를 감당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내 몸과 마음은 쇠잔해졌는데, 주변에서 요구하는 관계나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심지어 자주 커피를 마시면서까지 체력을 쥐어짜 무리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시간이 누적되면 자신의 의지로는 조절할 수 없는 자율신경기능이 저하되어 만성피로와 함께 기능성위장장애, 어지러움, 가슴답답함 등이 발생하고 몸의 긴장도가 올라가 근육통이나 긴장성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체력이 감당할 수 있도록 조절 만성피로에는 특효약이 없다. 우선 자신의 체력과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인정한 다음, 10가지 일 중 가장 중요한 3가지 일만 하고 나머지 7가지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포기하는 결정을 해야한다. 이를 우선순위 재설정이라고 한다. 간혹 일과 스트레스는 그대로 둔 채 과도하게 추가로 운동을 늘리는 경우도 보게 된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 몸이 부담을 느끼며 마음 관리도 함께 힘들어진다. 일과 스트레스를 체력이 감당할 수준으로 낮춘 다음 운동을 통해 체력을 회복해야 한다. 보통 3~6개월 정도 내 몸 경영에 우선순위를 두면 체력과 자율신경계를 회복할 수 있으며, 피로 증상도 개선된다. 그 후에 일의 양이나 강도를 서서히 높이는 것이 순서다. #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7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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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만 맞는 게 아니다! 궁금한 성인예방접종건강한 성인에게 권장되는 예방접종으로 만 50세 이상은 매년 인플루엔자와 대상포진, 만 65세 이상은 폐렴구균 등이 있다. 고령화의 진행에 따라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 비율이 높아지면서 성인 예방접종도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어떤 예방접종을 언제,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알아보자. ◆ 나는 지금까지 어떤 예방접종을 했을까?2002년 이후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예방접종은 대부분 전산화 작업이 함께 이루어졌다. 질병관리청 산하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https://nip.kdca.go.kr)에서 내가 접종한 이력 확인이 가능하다. 어떤 예방접종을 언제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해당 홈페이지에서 조회가 가능하니 확인 후에 빠뜨린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 증명서가 필요한 경우 무료로 발급이 가능하다. ◆ 무료접종은 어떤 것이 있나?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예방접종사업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다당 백신이 있다. 인플루엔자는 가을~겨울철 유행기에 접종을 시작하니 보건소와 병·의원에 접종 시작 날짜를 확인한 후 접종받으면 된다. ◆ 병원에서 맞는 폐렴구균 백신과 보건소에서 맞는 폐렴구균 백신은 서로 다른가?폐렴구균은 혈청형이 90가지가 넘는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균이 존재하는데, 예방접종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종류는 그 구성에 따라 다당으로 된 백신, 단백으로 된 백신이 있다. 국가의 ‘어르신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따라 무료접종이 가능한 백신은 다당으로 된 백신으로 23가이며, 23가지의 혈청형을 방어할 수 있다. 그 외에 보통 프리베나라고 부르는 단백 결합 백신은 13가이며, 13가지 혈청형을 방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폐렴구균 백신은 만 65세 이상 성인 대상이며, 예방접종 지원사업 대상인 23가 백신 이외 추가 접종을 원한다면 1년 후에 13가 단백 결합 백신을 맞는 것을 권장한다. ◆ 대상포진을 앓았어도 예방접종이 필요한가?대상포진을 앓은 적이 있는 경우 면역획득 효과가 있지만, 자주 재발하는 경우 또는 예방접종을 원하는 경우 시행할 수 있다. 이전에 대상포진을 앓았다면 최소 6개월 이상, 안전하게 12개월 이상이 지난 후에 접종받기를 권장한다. 최근에는 권장 연령 이하의 젊은 분들도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직까지 젊은 환자군에서의 연구가 없어 권장 대상은 아니다. ◆ 대상포진 백신이 새로 나왔다던데, 또 맞아도 되나요?대상포진 백신으로는 생백신인 조스타박스, 스카이조스터와 최근 국내에 도입된 재조합 사백신인 싱그릭스가 있다. 생백신의 경우 1회, 사백신의 경우 2개월 간격으로 2회 맞는 것이 권장된다. 이전에 생백신 종류를 접종받은 적이 있다면 최소 5년이 지난 후에 새로 도입된 사백신을 접종받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최신 국내 가이드라인은 대한감염학회에서 준비 중이다. 현재는 나라마다 권고 간격이 조금씩 다르며, 5년 이후 접종 시 안정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생백신의 경우 약독화된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생성한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는 장기이식자, 면역억제제 복용자, 항암치료 중인 환자 등에서는 금기이므로 꼭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 2차 접종 시기를 넘긴 경우 1차부터 다시 접종해야 하나?2회 이상 여러 번 접종을 해야 하는 경우, 접종 시기를 넘긴 경우 최대한 빨리 접종하면 횟수가 인정된다. 반대로 최소 접종 간격보다 빨리 맞은 경우에는 유효하지 않은 접종으로 간주되어 다시 맞아야 한다. ◆ 접종 후 30분 정도 대기해야 하는 이유는?급성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예방접종 후 맞은 부위에 국소적 통증 또는 열감이 발생하거나 피부가 붉게 변하고 붓는 경우 등은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이다. 하지만 드물게 ‘아나필락시스’, ‘아나필락틱 쇼크’라고 불리는 전신적인 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반응은 접종 후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즉시 처치할 경우 문제가 없지만 치료가 지연될 경우 심하게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갑자기 숨이 차고 호흡이 되지 않거나, 전신적인 부기나 두드러기, 의식저하, 맥박저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지 않는지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접종 후 30분 정도 대기하라고 안내를 한다. 지연성 아나필락시스도 있으므로 귀가 후에도 몸의 변화를 꼭 확인해야 한다. 이전에 다른 종류의 예방접종 후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을지라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7월호 발췌 글 : 한국건강관리협회 제주지부 가정의학과 전문의 추 지 민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